증언의 힘. 피해당사자의 그야말로 증언의 힘이라는게 이렇게 크구나
이미경(前 정대협 실행위원)
탈근대로 넘어오며 서발턴으로 표상되는, 기록을 남길 수 없었던 사람들의 역사를 복원하기 위한 작업이 시작되었어요. 특히 일본군성노예제문제는 일본 제국주의가 남긴 공식 기록이 아닌, 피해생존자들의 증언을 기반으로 공공의 재현 공간 안으로 소환하였지요. 일본군성노예제 문제의 첫 공개증언자 김학순은 오랜 시간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았던, 그날의 이야기를 증언함으로써 살아있는 증거가 되었어요.

김학순 이야기는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특별전시 <그날의 목소리>에서 만나볼 수 있었어요. 전시는 크게 1부와 2부, 그리고 스페셜룸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1부에서는 김학순 공개증언 전후 사회적 맥락과 함께 이를 뒷받침할 기록들이 전시되어 있었구요, 2부에서는 김학순의 역사와 활동을 보여주는 기록이 배치되어있어요.




스페셜룸 ‘파동과 나비효과’에서는 김학순의 생생한 목소리가 담긴 영상과 텍스트를 통해 파편화된 기억의 조각들을 모으고 그를 기억하고 연대하는 마음을 표현했어요. 김학순의 기억과 함께 그와 함께한 피해생존자, 활동가,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가 담긴 이 공간은 이러한 여성문제가 과거의 단편적인 사건이 아니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표상한다는 점이 인상깊었어요.
김학순은 일본군성노예제 문제에 있어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이에요. 하지만 그 이전에 비엘리트계층 여성으로, 전형적인 서발턴의 위치에서 살아온 인물이기도 해요. 개인기록이 적은 까닭에 김학순에 대한 연구는 이전 증언을 기반으로 아직까지 연구 중 이라고 해요. 이러한 현상은 서발턴으로 표상되는 일본군 성노예 여성의 역사가 공식역사에 편승하는데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반증이기도 하지요.

<그날의 목소리>는 서발턴의 기억을 공식역사와 기록을 곁들여 보여준 전시예요. 최초의 공개증언자 김학순의 삶과 목소리가 담긴 이 전시는 다양한 형태의 기억과 기록으로 가득 차있었어요.
서발턴의 목소리가 담뿍 담긴 <그날의 목소리>는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에서 11월 27일 토요일까지 관람하실 수 있어요. (일,월 휴관)
- 김학순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는 이곳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Overlooked No More: Kim Hak-soon, Who Broke the Silence for ‘Comfort Women’, [The New York Times], 2021.10.21
기록 전시를 기록 그 자체를 늘어놓는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런 전시로 풀어낼 수 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한 번 보러가고 싶어요 ㅎㅎ
LikeLi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