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명님이 리뷰팀으로 글을 보내주셨습니다. 대통령집무실 이전과 함께 인수위와 새 정부 기록관리의 현안을 짚었습니다. 기고에 감사드립니다. 이 글은 제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웹사이트에도 게시하였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먼저 제20대 대통령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약속하신 대로 대한민국을 좀 더 나은 나라로 만들어주길 기대하겠습니다.
이렇게 당선인께 편지를 드리는 이유는, ‘국민과의 소통’을 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통령집무실 이전’ 공약(국민의 힘 공약자료집)과 관련하여 기록관리에 종사하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몇 가지 제안드리고 싶은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당선인께서는 대통령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하고, 기존의 청와대는 국민에게 즉시 돌려주겠다고 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공간의 물리적인 이전과 장소의 공개만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집무실 이전이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국민과 진정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합니다. 그것은 결국 대통령 임기 중 국정철학과 운영방법이 고스란히 담긴 대통령 기록을 어떻게 남기고 국민과 공유할 것인가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또한 국민에게 공개될 청와대는 그간의 역사를 담는 공간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인수위 기록관리가 시작입니다.
대통령 업무의 기록화와 공개는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철저한 준비와 실행이 필요합니다. 인수위 활동이 그 시작입니다. 굳이 <대통령기록물관리에관한법률>(대통령기록법)을 말씀드리지 않더라도 인수위의 일은 국가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담고 있기 때문에 꼼꼼하게 기록으로 남겨야 합니다.(‘대통령기록물법’은 인수위원회 기록물을 대통령기록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하는 당선인의 철학에도 맞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기록을 관리하고, 법에 따라 새 정부 대통령비서실 기록관을 관리할 기록전문가가 인수위에 포함되었다는 소식은 아직 들을 수가 없습니다. 현재 만들어지고 있는 각종 회의록, 보고자료, 각 부처와의 소통자료 등을 빠짐없이 정리하고 남겨야 합니다. 인수위 기록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다면 당선인이 추진하는 새로운 정책은 미래에 국민에게 공개되지도, 평가받지도 못할 것입니다.
진짜 소통을 위한 밑그림이 필요합니다.
당선인은 5월 10일부터 제20대 대통령으로 임기를 시작하게 됩니다. 이와 동시에 대통령과 비서실 등의 모든 활동은 국가의 자산인 ‘대통령기록물’로 남습니다. 이 기록물은 국민과의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재료입니다. 모든 활동을 철저하게 기록하고, 공개할 수 있는 기록을 국민에게 공개해야 합니다. 새 정부가 국정 운영의 과정과 결과를 기록으로 남기고, 공개하는 행위는 국민이 정부를 신뢰하게 하는 첫 걸음입니다. 정부와 대통령의 국민 소통은 거기에서 시작합니다. 이것을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요. 지금부터 고민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국민들은 공원에서 멀리 대통령집무실을 바라보는 것을 소통이라 여기지 않을 것입니다. 언제 어디에서나 나의 말과 글이 정부와 대통령에게 닿길 원하고, 또 대통령의 말과 글이 담긴 기록이 풍부하게 남아 적절한 시점에 공개되기를 원합니다. 국민이 대통령에게, 또 대통령이 국민에게 건네는 말과 글을 소중히 여기고 정리하여 다시 국민께 돌려드리는 것이 대통령기록관리입니다. 즉, 대통령기록관리는 정부의 가장 중요한 ‘소통도구’입니다.
집무실 이전시 중요 기록이 유실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집무실 이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리모델링도, 집기를 옮기는 것도 아닙니다. 국가의 중요한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입니다. 정부 부처와 기관의 중요 기록이 유출되거나 무단폐기되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전임 대통령의 임기 종료와 별개로 기록을 자체 보존하고 있는 경호처나 자문기관 기록 뿐만 아니라, 순차적으로 이전하게 될 국방부 등의 공공기록도 안전하게 관리 되어야 합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추진하는 인수위에게는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대통령이 바뀌고, 집무실이 옮겨가도 국가의 기능은 그 자리에서 제 책임과 역할을 다해야 합니다.
청와대는 역사가 만들어진 곳입니다.
당선인은 임기 시작과 동시에 청와대를 공개한다고 했습니다.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대통령이 일했던 본관, 관저 등을 관람하게 될 것입니다. 아름다운 정원과 각종 문화재도 시선을 끌 것입니다. 그것들이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대통령’이 역사를 만드는데 함께한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이라는 상징을 빼놓는다면 그저 잘 만들어진 건축과 가꾸어진 조경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청와대 개방에는 ‘대통령’의 역사성을 부여할 수 있는 ‘대통령기록물’을 활용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대통령기록물이 없는 청와대 개방에서 우리는 대한민국의 역사성도 정통성도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국민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역사를 만든 곳인 청와대의 개방을 원합니다. 개방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닙니다. 어렵게 추진하는 ‘청와대 개방’이 조금이라도 더 의미있게 진행되었으면 합니다.
대통령의 모든 활동을 담고 있는 기록의 관리와 공유, 공개 등은 집무실 이전처럼 즉시 그 효과가 눈에 보이는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러한 일들은 우리 몸의 모세혈관과 같습니다. 몸의 모든 곳에 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국민과 대통령의 소통의 도구인 기록 또한 모든 국민들에게 닿아있습니다.
당선인은 “공정과 상식으로 만들어가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선언했습니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당선인의 말과 글이 온전한 기록으로 남아 국민과의 소통을 위한 씨앗이 되길 바랍니다.
+ 다음주에는 고정 필진 람다가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위키 중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리뷰합니다. 이른바 ‘구글정부론’인데요, 실재가 무엇인지 세부 정책과 실천 방법이 무엇인지를 분석한다고 합니다. 리뷰팀의 오픈채팅방에서도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