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om의 Re:view #1: 나의 서울과 당신의 서울

인스타그램에서 우연히 알게되어 팔로우 하고 있는 서울수집(@seoul_soozip)님의 피드들을 재미있게 보고있어요. 서울의 곳곳을 촬영하고 길지 않은 코멘트 들이 남겨져 있는데, 촬영된 곳은 주로 오래된 골목, 그리고 이제는 재개발 되었거나 (재개발이라는 이름으로)철거가 예정되어있는 곳들이에요. 서울에 이런 공간이 있었나? 저는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랐는데도 불구하고 처음보는 공간들이 많더라구요.

사실 기록관리계에 있으면서 사람들의 삶이 담긴 공간, 지역 주민과 시민들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지역에 대한 아카이빙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너무 많이 들었음에도, 그게 마음에 확 와닿지는 않았어요. 그저 텍스트로만 이해하고 공감했던 것 같아요. 그러던 중 공간과 지역에 대한 애착을 이해하게 된 것은 제가 30년 동안 살았던 집이 사라지고 난 다음이에요. 30년의 크고 작은 추억과 흑역사의 공간이 사라진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도 저는 무언가를 남겨두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는데, 다 사라지고 난 후에야 아쉬움이 몰려왔어요. 둔촌주공아파트 사례와 안근철 선생님과의 인터뷰(인터뷰 시리즈 19 – 공간의 기억을 기록하는 사람)가 영향을 주기도 했고요.

그래서 서울기록원의 서울을 기록하는 사람들 Ep.1 서울수집, 서울은 이상한 도시, 아마추어 서울, 페이보릿 매거진과 서울문화재단의 인터뷰, 도서 <철거풍경>의 인터뷰 영상 등은 매우 흥미로웠어요. 서울은 짧은 기간 내 어마어마한 발전을 이루고 변화무쌍하면서도, 화려함과 쓸쓸함을 가지고 있잖아요. 그런 이면들을 보여주고 그 공간의 지나간 한 때를 기록한다는 것은 그 한 때를 살아간 사람에게도, 모르는 사람에게도 중요한 장면이라고 생각해요. 또 사라져가는 일상의 공간들을 남겨두는 것도요. 인터뷰에서는 서울이라는 공간을 아카이빙하는 사람들(기록 수집가라고도 부르는)이 왜, 어떻게 기록을 수집해가는지, 기록 수집가들에게 기록과 아카이브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서울기록의 본질은 정해진 답을 찾는게 아니라 개인 가지고 있는 서울에 대한 관점, 형태, 인지, 인식들이 얼마나 다양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 내가 서울을 123으로 보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456으로 보일 수 있다. (…) 한 개인과 도시 서울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는 맥락이 성립되는 것이다.

(@seoul_soozip)

서울수집님과 같은 서울의 덕후들이 다양한 서울의 모습을 쌓아가는 사례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개인의 기록 작업이라는 것에 많은 어려움과 한계가 있겠지만, 모이다 보면 서울이라는 공간을 서로 다른 시각으로 보고 해석하는 중요한 기반이 될겁니다.

이런 작업들이 전문적인 배경지식과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 진행되는 것도 필요하지만, 종종 기록관리를 하는 사람들일 수록 기록하는 대상, 방법, 그 과정에 대해 조금 경직된 마인드를 가지게 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더 전문적으로 수행해야 한다는 나도 모르는 압박(?)이 있는 것이 아닐까) 사심 가득 담긴, 자유로운 기록 작업이 이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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