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의 Re:view #2: 기록 이론으로 본 공간 기록화(두 번째 글)

지난 글에서는 ‘원질서의 법칙’ 이론을 토대로 공간기록작업을 살펴보았습니다. 호기롭게 기록 이론으로 토대로 공간 기록화를 살펴본다고 했지만 두 번째 글을 구상하면서 벌써 무슨 이론을 택해야할지 난감해지더라구요. 그만큼 저의 기록학 지식이 튼튼하지 않아서겠죠. 하지만 ‘이대로’의 연재를 ‘이대로’ 끝낼 수 없어 기록학용어사전을 열심히 훑어보다가 ‘계층’으로 정해보았습니다. ‘계층’은 기록학에서 뿐만 아니라 많은 학문이나 실생활에서 많이 활용되는 단어입니다. 기록학사전(2008)에서 ‘정리 계층’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정리 계층> level of arrangement

보존 기록 관리에서 사용하는 지적·물리적 분류에 따라 형성되는 계층 체계. 행정적 통제, 물리적 통제, 지적 통제를 위해 보존 기록을 분류할 때 형성되는 계층 체계. 보통 가장 상위에 기록군(records group)이나 컬렉션 계층이 존재하고, 그 아래로 하위 기록군(subgroup), 기록 시리즈(series), 기록철(file), 기록건 등으로 구분되어 존재한다. 홈즈(Oliver W. Holms)는 기록군 상위에 보존소 계층(depository level)을 두어, 소장한 기록을 보존 공간의 위치(이를테면 제1서고, 제2서고 등으로 구분)와 같은 기준에 따라 크게 나누어줄 수 있는 계층을 제안하였다.

기록군, 하위기록군, 기록 시리즈, 기록철, 기록건의 순서의 위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가장 상위계층인 기록군을 도시라고 본다면, 그 아래에는 도시를 구성하는 동네가 있고, 또 동네는 건축물과 길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길 위에는 다양한 시설이 있고 건축물의 내부에는 가게, 작업장, 집이 자리잡을 수 있습니다. 또한, 개별 가게/집 안에는 가구, 물품, 문서 등이 놓여져 있을 겁니다.

용어사전에서는 ‘기록철’은 ‘기록 관리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계층’, ‘기록건’은 ‘일반적으로 기록 관리의 가장 작은 단위’를 말합니다. 도시공간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와 ‘가장 작은 단위’는 무엇일까요. ‘기본’, ‘작다’는 단어는 절대적으로 얘기하기 어려운 상대적인 개념이어서 분명하게 얘기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해를 위해서 건축물과 건축물 내부에 위치한 개별 작업장 혹은 가게를 예로 들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도심을 걸으며 보이는 빌딩 한 동, 구도심에서 보이는 한옥 한 채, 내가 사는 빌라나 아파트 한 동. 이런 것들이 개별 이름을 가지고 분절되어 있는 기본 단위(기록철)로 볼 수 있을 거 같고, 빌딩 한 동에서 한 계층 들어가보면 다수의 사무실이나 가게(기록건)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가장 작은 단위’를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무엇이라고 본다면, 문서 안에 있는 개별 정보도 예시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계층 체계는 ‘지적/물리적 분류’에 따라 형성된다고 한다. 물리적 분류는 위에 언급한 공간의 체계에서 일부 설명이 된 듯 합니다. 지적 분류는 기록의 내용과 생산 맥락과 관련된 것인데요. 생산자, 생산일자, 생산맥락 등 일 것입니다. 한 건축물을 예로 든다면, 생산자는 건축주, 설계자, 시공자 등으로 복잡하고 다양합니다. 생산일자는 건물의 완공일 혹은 공사시작일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자료로서 쉽게 파악가능한 것은 건축물의 사용승인일자입니다. 또한 건축물이 지어진 배경(생산맥락) 측면에서는 해당 건축물이 위치한 지역에 대해서 상위 도시기본계획 및 도시관리계획(용도구역, 용도지구)이 있고 이 상위계획을 준수하여 그에 맞는 높이나 용도로 건물은 지어졌습니다.

‘계층’은 전통적인 이론으로 현재 기록업무에서 적용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많이 얘기들을 하는데요. 도시의 계층도 마찬가지로 도시 관련 정책, 제도가 다양해지기도 하고 오랜시간의 층이 쌓이면서 명확히 계층을 구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기록학에서 기본적인 이론을 배우고 현재 시점과 상황에 맞게 응용하여 사용하는 것처럼 도시를 ‘계층’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도 도시기록작업에 좋은 방향성을 제공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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